정말 많은 허리디스크 환우분들이 저에게 여쭤보시는 가장 많은 질문 중 하나입니다. 저 역시 똑같이 이 것을 심각하게 고민하다가 3년의 보존치료 기간 동안 그 인고의 세월을 보냈던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제가 허리디스크로 고통을 받던 시기에 ‘왜 그렇게 견디냐 수술을 해라.’ 라고 주변에서 정말 많이 여쭤보셨습니다.
아마 이 글을 읽고계신 허리 디스크 환우분들은 공감하시겠지만 ‘허리디스크 수술은 해도 되는가?’ 를 검색하다보면 같은 학과의 의사끼리도 누구는 ‘해도 된다.’ 라고 하고 누구는 ‘하면 안된다.’ 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보셨을 겁니다. 저 역시 그 말에 너무나도 큰 불안을 느끼고 고통을 받았기에 이에 대한 궁금증을 어느정도는 해결해드릴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제 케이스는 참을 때까지 참다가 결국 침대 밑으로 내려오지 못하는 상황, 화장실에 가서 용무를 보고 싶을 때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가야하는 상황까지 갔었고 응급으로 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는 다시 기억하기 싫은 너무나도 무서운 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 이 기록을 읽는 허리디스크 환우분들께서는 제가 느꼈던 공포가 가득한 그 순간을 절대로 맞이하지 않으시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한 자 한 자 진심을 담아 적어 올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목차
1.’허리디스크 수술’ 절대로 하면 안된다?
‘허리 디스크 수술은 절대로 하면 안된다’ 라는 말에 가장 많은 오해가 있는 의견을 추려서 답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1.한번 수술을 하게되면 다시 허리디스크가 터졌을 때 절대로 다시 수술하지 못한다?
정답 No
허리디스크 수술은 한번 받게 되면 같은 방법으로는 수술이 어려울 수는 있지만 수술을 다른 방법으로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수술의 규모가 커지고 비용도 상당부분 올라가며 환자의 몸이 느끼는 부담도 몹시 커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는다고 해도 허리의 상태가 100% 좋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제 몸이 느끼는 것을 그대로 말씀드리면 옛 말로 ‘휴화산’ 같은 느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터지긴 할건데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태인거죠. 그리고 내외부의 어떤 자극에 의해 또 다시 활화산이 되어 고통을 받을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그대로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평소 몸 관리를 매우 철저히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보존치료를 할 수 있는데까지 해보시는 겁니다.
물론 여기서 오해하시면 안되는 것은 정말 무식하게 견디라는 말은 아닙니다. 방사통이 온다는 것은 신경이 눌리고 있다는 뜻이고 이게 오래되고 상태가 심각해진다면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이 다치게되어 영구적으로 장애가 올 수 있기 때문에 평소의 습관을 고치고 치료를 꾸준히 받아 잘 고쳐나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1-2.허리디스크 수술은 근본적 치료가 아니기 때문에 해봤자 소용이 없다?
정답 No
허리디스크로 고통을 받던 시기에는 요추 통증과 좌골신경통 뿐만 아니라 골반이나 등 그리고 목까지도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이러한 연관통은 보존치료 과정을 거치는 동안 상당한 불편함을 느끼게 만듭니다. 허리디스크를 완화하기 위한 다양한 동작에 제한을 주고 운동을 할 때 체력의 급격한 저하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제가 수술을 하기 전 허리디스크 보존 치료를 했던 기간을 회상해보면 약 1시간 정도의 시간을 쉬지 않고 걸었을 때 한 쪽 다리가 골반 통증으로 올라가지 않는다거나 어깨와 등이 아파서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졌습니다. 뿐만아니라, 걷다가 힘들어서 쉴 때도 오래 앉아있 것은 허리가 불편해서 고통스러웠습니다.
수술 이후를 생각해보면 허리 통증, 좌골신경통, 연관통 등이 즉시 70% 이상 사라졌습니다. 그 후 꾸준한 관리를 하며 현재는 90% 가까이 회복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남은 10%의 통증의 가능성은 현재도 몹시 두렵습니다. 언제라도 원래의 고통으로 돌아갈 수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2.허리디스크 수술을 꼭 해야하는 경우
허리디스크 수술을 꼭 해야하는 경우는 정확하게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이번 기록에서는 허리디스크 환우분들의 다양한 케이스에 해당하는 가장 많은 질문에 대한 답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1.MRI 사진만으로 수술을 결정할 수 있는 것 아닌가?
MRI 사진으로는 추간판 탈출의 정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른 의사의 소견은 상당부분 정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허리디스크 MRI 사진만으로 수술을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 한 가지 예시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보존치료를 위해 다니던 병원에서는 저보다 심각한 상태로 추간판이 탈출되어있는 MRI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 환자는 수술을 하지 않고 견뎠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러면서 그 환자는 역도 선수인데 코어 근육이 워낙 많이 발달해서 통증의 정도가 덜 하다 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똑같은 정도로 추간판 탈출이 확인되는 MRI사진에서도 환자 신체의 모든 컨디션을 알 수 없기 때문에 MRI 사진 한 장으로만 수술을 결정하는 것은 100% 정확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환자의 상태와 지속기간, 통증의 정도 등을 포괄하여 의사의 전문의학적 견해와 환자의 의사가 반영되어 결정을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2-2.움직이기 불편하고 통증이 심하면 해야하는 것 아닌가?
움직이기 ‘불편한 정도’와 ‘통증의 정도’를 스스로 명확하게 해야합니다. 정말 침대에서 내려올 수 없거나 생리활동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일상생활이 불편한 정도가 된다면 당연히 수술을 해야합니다. 저는 보존치료 당시 병원까지 5분 거리를 걸어가는 동안 통증에 눈물이 닭똥처럼 뚝뚝 흐르며 걸어간 기억도 있고 대학원까지 지하철을 한시간 타고다니며 다닌 3년의 시간과 직장을 다녔던 기억도 함께 납니다. 이 때도 스테로이드 주사와 처방약을 함께 먹어가면서 버티고 버텼습니다.
물론 저와 같이 무식하게 견디는 것만이 정답은 절대로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본인의 상태를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이에 따라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2-3.좌골신경통(방사통)이 시작되면 신경 손상이 발생될 수 있으니 바로 수술을 해야하는 것 아닌가?
좌골신경통이 시작되면 엉덩이에서 허벅지 옆쪽 혹은 뒤쪽을 타고 종아리, 발가락까지도 저리거나 시큰하거나 뻐근한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단순하게 저린 정도라면 보존치료를 받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올바른 습관을 습득해 나가며 전기치료, 도수치료, 침, 스트레칭과 같은 가벼운 운동을 시작으로 보존치료를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통증이 견디기 힘들 정도로 진행이 된다면 그 때는 수술을 고려해보셔야 합니다.
2-4.(에디터의 케이스) 침대 밑으로 내려올 수 없어 일상생활 및 생리활동을 전혀 할 수 없는 상황이면 수술을 해야하는 것 아닌가?
저는 21년도 7월 초 허리 디스크 통증을 완전히 잡아내서 보존치료에 완전히 성공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허리 디스크 카페에도 보존치료에 성공한 글을 적기도 했었고 너무 행복한 순간을 만끽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7월 15일 제 생일날 여행 계획도 짜고 예약도 해 뒀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7월 13일 저녁 침대에서 물을 마시려고 허리를 비트는 동작과 함께 비스듬히 일어나다가 허리를 삐끗했습니다. 그때부터 지옥이 시작됐습니다. 눈앞이 캄캄해지고 식은땀이 나기 시작하며 그 순간부터는 침대에서 내려오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한 걸을 뗄 수 없는 통증이었습니다. 눈물 콧물 범벅이 돼서 화장실에 다녀오면 그대로 침대에서 온몸을 떨며 고통에 시달렸습니다. 밤새 잠에 들지 못하며 ‘이 통증은 뇌가 나를 속이는 것이다’ 외치며 스스로를 위로했고 동시에 유튜브와 카페 등 많은 곳에 ‘허리디스크 수술 잘 하는 병원’과 같은 키워드를 넣어보며 병원을 찾았습니다. 그러다가 카카오톡으로 상담을 할 수 있는 병원을 찾고 그곳에 카카오톡과 전화로 상담을 하며 응급 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7월 15일 생일은 기억도 나지 않았으며 7월 16일 서울 모 병원의 원장님께 수술을 받은 후 제 2의 인생을 살게 되었습니다.
추간판이 탈출되어 신경을 너무 오랫동안 누르고 막게 되면 신경에 영구적 손상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에 너무 늦은 수술은 수술 후 신경 회복에도 좋지 못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저처럼 심각한 상태에 있다가 보존치료를 하시고 성공했다고 느끼시는 분들도 절대로 방심하지 마시고 끝까지 조심하고 조금씩 더 건강을 위해 노력하시길 바랍니다.
결론
이번 기록은 허리디스크 환우 여러분들께서 허리디스크 수술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너무 고민이 많고 오해도 많은 것 같아서 이제까지의 퍼져있는 소문과 팩트에 대한 부분을 다뤄보는 동시에 제 경험과 견해를 조금 기록해 보았습니다. 우리의 허리는 방심하는 순간 쉽게 하지만 크게 다치는 것 같습니다. 제가 기록해둔 ‘허리디스크에 걸리는 12가지 습관’을 참고하셔서 건강한 허리를 늘 보존하시길 바라며 이번 기록을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